윤주철의 맛과 건강이야기

영양 과잉이 어떻게 지방간을 일으키나… 원인 밝혀져

기억되는청춘 2022. 9. 11. 08:34
영양 과잉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이어지는 기전이 밝혀졌다./사진=클립아트코리아

고지방·고과당 식단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일으키는 과정이 밝혀졌다.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음주가 아닌 지속적인 영양 과잉으로 간에 지방이 축적되며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. 비만, 단순 지방간, 간염증, 간섬유화 단계로 악화된다. 유병률은 약 3~6%이고, 그 중 약 5~15%는 간경화 및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.

아주대 의대 강엽 교수 연구팀(최성이 연구조교수)은 고지방·고과당 식이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일으키는 기전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. 먼저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단백질 균형을 조절하는 ‘ClpP 단백질 분해효소’의 감소가 지방간염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가정했다. 그런 다음 인위적으로 생쥐 간세포에서 ClpP의 발현을 감소시켰다. 그 결과 ▲미토콘드리아의 막 전위 감소 ▲활성산소 증가 ▲ATP(아데노신 삼인산) 감소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.

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간세포 내 ▲스트레스신호 증가 ▲염증신호 증가 ▲인슐린신호 감소 등이 나타나고, 염증 유도인자들의 발현이 증가했다. 또 정상 생쥐 간 조직에 ClpP의 발현을 줄였을 때도 간조직 내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및 스트레스·염증 신호가 활성화되었고 지방간염이 발생했다.

반대로 생쥐 간조직에서 ClpP의 발현을 증가시켰을 때 고지방·고과당 식이를 통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경감됐다. 특히 ClpP 활성화 물질로 알려진 ‘​A54556A 화합물’​을 복강에 투여했을 때 고지방·고과당 식이 유도 지방간염이 경감되는 것을 확인했다.

그동안 고지방·고과당의 식단을 계속 섭취하면 간세포 내 중성지방이 쌓이고 간세포가 변형 혹은 손상된다고 여겨졌다. 이러면 면역 활성인자 배출 및 면역세포 활성화로 간염증이 생기며 그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추측됐다.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는 지였다.

(왼쪽부터) 아주대 의대 강엽 교수, 최성이 연구조교수./사진=아주대병원 제공

연구의 저자 강엽 교수는 “우리의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비만, 당뇨 등과 함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”라며 “이번 연구에서 ClpP 활성 조절로 지방간염을 경감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”고 말했다. 또 “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실제로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”고 말했다.

이번 연구 결과는 간질환 관련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‘유럽간학회지(Journal of Hepatology)’ 9월호에 게재됐